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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 인간의 일] 독서감상 후기                                                                        2016년 3월 13일 




지난 주 선견지명 있으신 멘토 분 덕분에 적절한 시기에 진지하게 고민해볼만 한 주제의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5년 뒤, 10년 뒤 많은 것들이 변해가도 변하지 않을 가치는 무엇일지, 인간이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지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 때마침 알파고 이슈 덕분에 읽고 나서 더 실감나던 책, 구본권 기자님의 '로봇시대, 인간의 일' 일독을 권합니다.
책 내용 중 공감 & 인덱싱 하고픈 글들은 댓글로 좀 남겨 보렵니다.
댓글 접해보시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완독 추천이요!! ^^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결핍과 그로 인한 고통이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이러한 결핍과 고통에서 느낀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발달시켜온 고유의 생존 시스템이다. 처음 직면하는 위험과 결핍은 두렵고 고통스러웠지만, 인류는 놀라운 유연성과 창의적 능력으로 대응 체계를 만들어냈다. 결핍과 고통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인류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생존의 노하우가 유연성과 창의성이다. 결핍에서 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인간의 유연성과 창의성은 기계에 가르치기는 거의 불가능한 속성이다." 
<로봇시대, 인간의 일> p327

 지능적 알고리즘이 사람의 노동과 판단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무슨 존재가 되는가? 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디지털 환경에서 컴퓨터와 알고리즘이 처리할 수 없는 사람만의 영역과 '사람다움'은 무엇이 될 것인가. 로봇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실존적이면서, 철학적인 질문이 던져졌다. 사실은 현실화된 기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생존의 물음이기도 하다. - 17p, 프롤로그 중


 오늘날 컴퓨터가 대중화되어 계산하는 기계를 상징하게 되기 전까지 서우게서 '컴퓨터'라는 단어는 200년 넘게 사람이 수행해온 직업을 의미했다. 1828년 발간된 <웹스터 사전>은 컴퓨터를 "계산을 하는 사람"으로 뜻풀이했고 1913년에야 "계산을 하는 사람 또는 기계라고 의미를 추가했다.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면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진다. '컴퓨터'처럼 그 기능을 의미로 삼는다면 현재의 '드라이버'라는 단어는 나중에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가려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기계'를 지칭하게 될 수도 있다. - 32p.


어떤 기능까지 외부에 의존할 것인가. 내가 직접 배워서 몸에 지녀야 할 기능은 무엇인가. 
기계 처리와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통찰력이 중요해진다. 두 개 이상의 두뇌를 굴리려면 제 1 두뇌가 더 기민하고 정확하게 작동해야 한다. 슈퍼컴퓨터 수준의 외뇌를 손에 쥐게 됐다는 것은 우리가 엄청난 능력을 부여받은 존재라는 의미다. 외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능력과 삶의 질이 달라지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런 환경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외뇌와 도구는 항상 제 1 두뇌의 명령과 조작에 따라 움질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p77 
: 제 1 두뇌의 중요성... 공감합니다. 주변기기가 아무리 좋아지고 편리해져도 이를 활용할 머리가 되야지...



대학은 특정한 목표를 추구하는 호기심 강한 동년배 집단을 강의실과 실험실, 커뮤니티를 통해서 만나게 하는, 대체 불가능한 공간이자 제도라는 특성을 지닌다. 온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거꾸로 오프라인에서 면대면 만남과 몰입이라는 희소해진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도 주목받는다. 
더욱이 온라인으로 유명 대학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고 대학 입학 문호가 넓어진다고 해서 당장 명문대학의 졸업장이 지닌 가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식 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직결된 브랜드의 가치는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 -p94 
: 지식정보 사회에서 부의 편중현상 만큼이나 대학 교육의 브랜드 가치도 일정부분 편중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함.



대학은 동일한 관심을 가진 집단 속에서 호기심을 키우고 단련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기도 하다. 뉴턴이 "내가 더 멀리 내다보았다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이 제도화 되어 있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p114 
: 현재 대학원을 통해 내공 있는 고수 분들을 만나게 된 개인적인 경험을 비춰봐서라도 이 말엔 공감을 합니다. 물론 SNS와 같은 다양한 정보 공유 채널을 통해 이러한 문턱도 많이 낮아진 것에 대해서도 동의~ !



로봇robot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1920년 발표한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 처음 사용했으며, 허드렛일 또는 노예상태를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로부터 만든 말이다. 차페크는 "우리는 왜 로봇을 만드는가"에 대해 "일을 시키기 위해서" 라고 말한다. 로봇과 비교하면 인간 노동은 "대책이 안 설 만큼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차페크가 작품에서 '로봇'을 등장시킨 지 100년이 채 안되어, 현실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이 위협하기 시작했다. - p126
: 원래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한 존재로 로봇을 연구하고 설계하고 있었다는걸...우린 모르고 있었던 걸까?



정보화 사회의 유망 직업이 '정보검색사'였다는 사실은 미래 예측과 유망 직업 선택의 어려움을 알려준다. 미래 사회가 인터넷 세상이 되고 정보검색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큰 틀의 예측은 적중했다. 하지만 그런 미래 사회에서 검보검색사가 직업으로 각광받으리라는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p139 
: 위 사례처럼 앞으로 전도유망한 직업군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려울지 모르겠다....그러나 반대로 사라져버릴 직업군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 가능한 영역에 있는 일자리들... 하이패스, 무인카메라, 무인공문서발급기, 온라인 세금납부 서비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들이 어떤 일자리들을 위협하고 있는지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때 각광받을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은 두 가지 점에서 실현이 불가능한 몽상이다. 기본적으로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고 그 때 어떤 직업의 시장가치가 높을지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직업이 자동화와 로봇이라는 지배적 환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유망 직업은 알 수 없지만 자동화와 로봇의 영향으로 크게 타격을 입을 영역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모든 직업이 자동화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평생직업 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그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직업관이다. ... -p153 
: 안타깝게도 그러하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배웠던 기술 몇가지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것... 평생학습이 불가피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저자의 이야기처럼 '좋은 동료'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런지..



한국 사회의 긴 노동시간과 더불어 여가가 부재한 현실은 사전에서도 확인된다. 여가는 국어사전에 "일이 없어 남는 시간"으로 정의돼 있다. 한자어를 그대로 옮긴 풀이로서 현실을 반영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렇더라도 여가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누려보지도 못한 세계 최장 노동시간 국가다운 뜻풀이다. 영어권은 다르다 <콜린스 사전>은 여가leisure를 "일하지 않으면서 휴식하거나 즐기기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어사전의 
풀이처럼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이 여가는 아니다. 우리는 실업자의 하루나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의 하루,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의 하루를 여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여가가 여유있는 시간이긴 하지만 시간 개념만으로는 제대로 정의를 할 수 없당. -p163
: 이 책에서 주제와는 좀 다른 의미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챕터... 이 챕터는 꼭 읽어보시길 ... '여백의 미'를 중요시했던 선조의 가르침을 우리는 바쁜 일상 속 '여가의 미'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



우리는 왜 성실하고 유능한 시간 절약 도우미들을 여럿 고용했는데도 오히려 그 이전보다 시간이 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과거에 비해서 할 일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 사회가 발전하고 다면화하면서 개인에게 많은 기회와 권리가 주어지지만 이는 그만큼 다양한 일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둘째, 과거보다 소비 영역이 확대되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소비사회의 이미지
를 내보내며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라고 유혹한다. ... 나와 관계없는 남의 일이라고 여겼던 일들이 SNS와 미디어를 통해 수시로 상세하게 전달되면서 경험하고 싶고 구매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
셋째, 자신의 시간을 중요하지 않은 영역에 주로 사용하는 바람에 정작 필요한 일을 처리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달라진 시간 이용 형태가 대표적이다... -p173 
: 구구절절 다 옳은 말 아닌가? ㅎㅎ 왠지 모르게 막연히 바쁜 상황... 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이에 집중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할 듯



로마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여가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는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 지가 그의 사람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념비적 역사서 <역사의 연구>저자인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미래 문명의 발전은 여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사연구를 통해 발견한 통찰을 전했다. 개인과 공동체에 주어진 최고의 기회인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과 문명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p176



생각하는 기계의 질문은 사람이 설계한 정보 요구 기능이고 사람의 질문은 본능적 차원의 호기심에 뿌리를 둔다. 인공지능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상황에서 감정이나 호기심을 이유로, 또는 기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프로그램 설계의 '치명적 오류'다.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로봇이나 프로그램은 수용되지 못한다. 예측과 달리 작동하는 로봇은 고장 난 기계이자 공포스러운 존재다. -p249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통제 불가능한 위험요소로 보는 쪽도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통통 튀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는 요인도 존재한다. 그러나 로봇이 만약 그러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결핍과 그로 인한 고통이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이러한 결핍과 고통에서 느낀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발달시켜온 고유의 생존 시스템이다. 처음 직면하는 위험과 결핍은 두렵고 고통스러웠지만, 인류는 놀라운 유연성과 창의적 능력으로 대응 체계를 만들어냈다. 결핍과 고통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인류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생존의 노하우가 유연성과 창의성이다. 결핍에서 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인간의 유연성과 창의성은 기계에 가르치기는 거의 불가능한 속성이다. - p.327
: 유연성과 창의성이 기계에게 가르치기 불가능한 인간만이 지니는 속성인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요근래 기계를 통해 직면하게 되는 두려움과 공포는 바로 인간의 그러한 속성과 '닮은'... 엄격히 말하자면 '닮아보이는' 모습에 기인하는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 닮아보이는 모습이 언젠가 닮은 모습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기우인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신화 속 이야기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가며 신을 닮아가려 노력하다가 어느 시점에선가 창조주인 신과 자신을 비교하며 신에 맞서려고 했다. 그런 인간에게 신은 더 이상 그의 절대적인 권위를 감히 넘보지 못하게 가혹한 형벌을 내려 인간을 다시 인간의 세계로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맥락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함께 어느 날 갑자기 로봇이 인간에게 맞설 때, 우리는 과연 신과 같은 권한을 가지고 그런 형벌을 내릴 수 ...있을까?





Posted by 조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