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과의 대화」 일독 후기 #독후감                                        2014년 11월 8일 



육아생활에 심취(?)할뻔한 내게 장인어른께서 읽어보라며 추천해주셨던 책~! 빌려주신 지 한달도 더 됐는데 반납 안한다 뭐라 하셔서 인상적인 부분만 콕 찍고 반납 예정 ㅋ
물론 책은 이미 한 참 전에 다 읽긴 했는데 ... 정리 좀 하고 돌려드리려 차일피일 미루는 귀차니즘 땜시롱 ~ㅠㅠㅋ 
어쨌든 이 책을 읽은 소감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김우중 회장은 격변의 시대를 앞서간 유능하면서도 통이 컸던 기업가이자 열정적인 인물이었다는 것, 그리고 반드시 재조명할 필요가 있는 역사적 인물이라는 것 정도? ^^ 어린 시절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읽어봤던 이들은 이 책을 통해 김우중 회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와 그의 패기를 배울 수 있기를... ^^

책 내용 중 일부를 발췌 하자면...


IMF사태와 구조조정 요구에 대한 김회장의 반박 의견

- 기업이 인력을 정리할 필요가 있더라도 경기가 좋을 때에 사람을 내보내야지 그렇게 경기가 안 좋을 때 내보내면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선진국에서는 그게 될 수도 있어요. 실업수당도 있고 다 있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때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 사람들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정리해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우리 기업들이 그때 굉장히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데... 우리 기업들 사실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너무 잘 하니까 선진국 기업들이 겁났던 거지요...p.275


IMF당시 한국 정부는 제조업이 이미 컸고 '과잉 투자'라고 판단하고, 이를 억제하고 서비스 산업, 금융산업을 획기적으로 키워, 금융산업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했던 부분에 대해...

- 그게 잘못된 거지요. 한국이 그때 선진국이 되려면 한참 멀었는데 제조업에 계속 더 투자하고 제조업을 더 키웠어야 해요... 중략 ... 그때 금융을 키워야 한다던 사람들이 실제로 했던 건 금융으로 돈을 버는 거지 경제를 키우자는 게 아니었어요. 월가에서 왔던 사람들, 월급 많이 받고 돈 많이 버는 게 목적이지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관심 없던 사람들이에요. 제일은행이나 외환은행, 한미은행 등 값싸게 샀다가 판 거나, 다른 기업체들 M&A한 것들 다 그런 것 아니었습니까? ... p.373


뭐 아직도 논란의 소지가 많은 부분들이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김우중 회장에 대한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고, 또한 사업보국의 정신도 잊지 않기를...^^




Posted by 조현민

「2030 대담한 미래 2」 일독 후기 #독후감                                       2014년 11월 9일 

저자 최윤식은 1편에서 다소 어두운(?) 미래를 소개했다면, 2편에서는 현재 상황의 연장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 예측과 함께, '변화를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곧 닥쳐올 어려운 시기도 잘 이겨나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다양한 현상을 예로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세상을 바꿔 나갈 미래의 기술에 관한 내용들이 많아 살짝 현기증이 나긴 했지만... 
이 책은 다가올 미래 사회의 모습이 우리에게 끼칠 영향에 대해 진심~ 궁금한 이들에겐 꼭 추천 해보고픈 서적입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들만 살짝 찰칵~!


스스로 경계 파괴를 주도하지 못하면 남이 경계를 파괴할 때 피해자가 된다. 남이 규정한 경계에 의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영역이 없어지게 된다. 경계가 파괴될 때 새로운 업이 생겨난다. 경계를 깬 사람이 새로운 업(새로운 산업)의 주도권을 잡는다. 파괴하는 자와 파괴당하는 자(따라가는 자)의 미래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경계가 깨질 때 기존 업의 본질도 바뀐다. ... 그렇게 되면 자동차산업의 본질도 재구성해야 한다. 


미래를 지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면 기술의 미래가 어떨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부의 이동, 인구 구조의 변화, 미래 사회의 변화로 인한 미래 사람의 문제'욕구'결핍의 변화를 간파해야 한다. ... 미래산업은 최신 기술, 미래형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람들의 문제'욕구'결핍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 


미래 시장을 지배하는 제품을 만들려면 기술은 숨기고 스토리를 드러내야 한다. 기술은 사람의 정신을 파고들기 어렵다. 사람의 정신을 파고드는 것은 스토리다. 


앞으로는 단순한 전문지식의 경쟁이 아니라, 창조적 지식을 만들기 위한 확장성과 다양성 경쟁에서 비롯되는 경계 파괴를 둘러싼 경쟁의 시대가 펼쳐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 인수합병의 필요성과 압력이 증가한다. 조직 내에서 경계 파괴와 재창조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라는 압력이 커진다. 수시 채용, 글로벌 인재 유동성, 유연근무시간제, 스마트워크, 직급 축소, 호칭 파괴 등이 화두로 떠오르게 된다. 


예언은 하나의 시나리오만 이야기 한다. 만약 자신 혹은 자기 조직의 미래에 대해서 하나의 미래만을 생각하거나 주장한다면, 예언적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이와 달리 통찰력을 주는 예측은 복수의 시나리오를 이야기 한다... 통찰력을 주는 예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생각을 확장하도록 만들지만, 예언은 하나의 가능성에만 집중해서 믿느냐 아니냐의 선택만 강요한다. 




Posted by 조현민

Why me? 
선택의 순간, 당신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가?

창업가의 브랜딩(우승우, 차상우 지음, 북스톤, 2017.12)은 여타의 일반적인 브랜드 관련 서적과는 달리, 스타트업에 초점을 두고 이들의 사업전략과 브랜드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스타트업의 브랜드 전략에 필요한 10가지 법칙을 소개하고, 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마켓컬리, 셰어하우스우주, 프릳츠커피컴퍼니, 패스트트랙아시아, 스마트스터디, 퍼블리, 스타일쉐어, 프라이머, 그리드잇, 로우로우) 창업가 10명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요.  


여태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저를 비롯하여 생계 유지를 위한 '업'무에 함몰되어 살아가는 직장인들 중, 많은 이들이 한 두번 쯤은 창'업'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은 주어진 '업'무에만 익숙해진 숙련(?)된 직장인들과는 무엇이 다른지... 한 번쯤 엿보게 할 수 있는 책, 그리고 그들이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창업활동과 관련하여 밖으로 드러나게 된 특징, 그리고 결과물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또 브랜딩되었는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책에서는 스타트업의 브랜드전략으로 10가지 법칙을 내놓고 있습니다.  

작게 시작하는 기업일수록 브랜드 전략이 곧 사업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첫 째 원칙으로 설명하고요! 

법칙 2~4에는 결국 창업가의 아이디어와 관이 창업아이템으로 녹아나는 것이다 보니, 결국 '자기다움'으로 승부하게 되기 마련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역시 이의 연장선상에서 잘 연결되어야 할것, 그리고 이러한 브랜딩을 위해서는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시각화와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것! 

이어 법칙 5와 6은 브랜드 전략은 내부에서부터 실천되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창업가, 그리고 창업가와 함께하는 동료들, 내부조직부터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공유하고, 또 스스로의 말과 행동이 브랜드 활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법칙 7~9까지는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의 정체성과 원칙/행동이 어떻게 외부로 표현되어야 할 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작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일수록 좀 더 세밀한 타겟팅, 그리고 디지털의 시대를 잘 활용한 전략적 행동과 온라인에서 촉발된 행동들이 오프라인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해서 성공시킬 필요성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칙 10! 결국 프로의 세계는 '한 끗 차이'에 의해 갈리는 법! 작게 시작하고 디테일을 챙겨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지요. 


함께 책을 읽는 모임에서 이 책을 추천 받고나서 찬찬히 읽어보고, 또 저자분을 초대해서 책에서 다뤘던 내용들에 대해 한 번 더 리뷰를 해보면서 느꼈던 결론! 

어찌보면 단순했습니다. 


"자기다움을 찾아서 꾸준하게 수행해 나가는 것" 


그 외 자신과 자신의 업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팁과 노하우에 대한 부분은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와 닿았던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게도 '꾸준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 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어학 서적이 있지만, 우리가 어디 몰라서 못하는 것이었을까요? ^^ 

방법을 모르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많은 책들과 가이드들이 안내하는대로 '꾸준히'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일 뿐... 

잘 정리된 스타트업 브랜딩 서적 한 권을 읽고, 또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낀 건.... 
결국 '꾸준한 실천이 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


이 책의 맨 앞 표지에서 안내된 내용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브랜드는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남과 차별화되는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하루하루 지겨울 정도로 꾸준하게 키우는 과정이 브랜딩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발췌하여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 다음에 브랜딩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및 서비스를 제시하는 과정 자체가 고객들의 공감을 얻는 브랜딩 활동이 되어야 한다. 이 것이 스타트업의 사업전략과 방향성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행위다.  - 16p.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사업과 브랜드 양쪽을 완성해갈 수 있다.  - 30p. 


대표님이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정의를 말씀해주세요.

넓은 의미에서 보면,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도 마찬가지인데요. 좋아하는 것도 많고 취미도 많았지만, 제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 없이 살다가 어느 순간 그 벽에 부딪히잖아요. '내가 잘 살고 있나?'. '이대로 살아도 되나?' 그런 고민이요. 다들 그 때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떠올리는데, 스타트업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이런 말을 했어요.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정말 많은데 영화감독은 그 시간에 영화를 찍고 있다고. 꿈을 거기에 두지 않고 지금 그걸 하는 것, 커피를 뽑고 싶으면 커피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진짜 커피를 뽑고, 목공을 하고 싶으면 꿈을 갖는 게 아니라 지금 나무를 자르고 있는 것, 그게 바로 바로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요.

                                                                      - 98p. 프릳츠커피컴퍼니 김병기 대표 인터뷰 중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을 텐데 저희마저 처음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인생에 시작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빵에 대한 숙련도보다는 우리와 적합한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김병기 대표의 말에서 채용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 135p. 법칙5. 브랜드 전략. 안에서부터 시작하라. 

                                                                


플랫폼의 동이어는 '성공'입니다. 모든 제품이 성공하면 인접 제품/서비스들의 중심이 되어 플랫폼이 됩니다. 심지어 볼트 제품 하나도 성공하면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플랫폼은 목표가 아니라 성공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무엇을 해야 성공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플랫폼을 만들면 성공할 거라 착각해 사업을 추진하면 길을 잃고 말지요.                                                                 - 227p.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인터뷰 중  




추신. 개인적으로 아래 문단에 대해서 리뷰하면서 문득 드는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하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을 때 하나씩 쌓아간다고 생각해요. long term greedy(장기적 욕심)'란 말을 좋아하는데, 지금 이걸 하지 않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못 올리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게 가장 큰 자산이 될 거다."            - 42p,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인터뷰 중 


김.생.민...  시대를 잘 만나서? 혹은 기획이 잘 되서? 라기 보다는 데뷔 이후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기준에 맞춰 절제하며 살아가던 그에게 찾아온 큰 기회는... 어찌보면 그만의 브랜딩에 대한 결과물이 아니었을까요? 김생민이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결국 꽃을 피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조현민

[로봇시대, 인간의 일] 독서감상 후기                                                                        2016년 3월 13일 




지난 주 선견지명 있으신 멘토 분 덕분에 적절한 시기에 진지하게 고민해볼만 한 주제의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5년 뒤, 10년 뒤 많은 것들이 변해가도 변하지 않을 가치는 무엇일지, 인간이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지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 때마침 알파고 이슈 덕분에 읽고 나서 더 실감나던 책, 구본권 기자님의 '로봇시대, 인간의 일' 일독을 권합니다.
책 내용 중 공감 & 인덱싱 하고픈 글들은 댓글로 좀 남겨 보렵니다.
댓글 접해보시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완독 추천이요!! ^^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결핍과 그로 인한 고통이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이러한 결핍과 고통에서 느낀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발달시켜온 고유의 생존 시스템이다. 처음 직면하는 위험과 결핍은 두렵고 고통스러웠지만, 인류는 놀라운 유연성과 창의적 능력으로 대응 체계를 만들어냈다. 결핍과 고통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인류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생존의 노하우가 유연성과 창의성이다. 결핍에서 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인간의 유연성과 창의성은 기계에 가르치기는 거의 불가능한 속성이다." 
<로봇시대, 인간의 일> p327

 지능적 알고리즘이 사람의 노동과 판단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무슨 존재가 되는가? 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디지털 환경에서 컴퓨터와 알고리즘이 처리할 수 없는 사람만의 영역과 '사람다움'은 무엇이 될 것인가. 로봇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실존적이면서, 철학적인 질문이 던져졌다. 사실은 현실화된 기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생존의 물음이기도 하다. - 17p, 프롤로그 중


 오늘날 컴퓨터가 대중화되어 계산하는 기계를 상징하게 되기 전까지 서우게서 '컴퓨터'라는 단어는 200년 넘게 사람이 수행해온 직업을 의미했다. 1828년 발간된 <웹스터 사전>은 컴퓨터를 "계산을 하는 사람"으로 뜻풀이했고 1913년에야 "계산을 하는 사람 또는 기계라고 의미를 추가했다.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면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진다. '컴퓨터'처럼 그 기능을 의미로 삼는다면 현재의 '드라이버'라는 단어는 나중에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가려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기계'를 지칭하게 될 수도 있다. - 32p.


어떤 기능까지 외부에 의존할 것인가. 내가 직접 배워서 몸에 지녀야 할 기능은 무엇인가. 
기계 처리와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통찰력이 중요해진다. 두 개 이상의 두뇌를 굴리려면 제 1 두뇌가 더 기민하고 정확하게 작동해야 한다. 슈퍼컴퓨터 수준의 외뇌를 손에 쥐게 됐다는 것은 우리가 엄청난 능력을 부여받은 존재라는 의미다. 외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능력과 삶의 질이 달라지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런 환경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외뇌와 도구는 항상 제 1 두뇌의 명령과 조작에 따라 움질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p77 
: 제 1 두뇌의 중요성... 공감합니다. 주변기기가 아무리 좋아지고 편리해져도 이를 활용할 머리가 되야지...



대학은 특정한 목표를 추구하는 호기심 강한 동년배 집단을 강의실과 실험실, 커뮤니티를 통해서 만나게 하는, 대체 불가능한 공간이자 제도라는 특성을 지닌다. 온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거꾸로 오프라인에서 면대면 만남과 몰입이라는 희소해진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도 주목받는다. 
더욱이 온라인으로 유명 대학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고 대학 입학 문호가 넓어진다고 해서 당장 명문대학의 졸업장이 지닌 가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식 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직결된 브랜드의 가치는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 -p94 
: 지식정보 사회에서 부의 편중현상 만큼이나 대학 교육의 브랜드 가치도 일정부분 편중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함.



대학은 동일한 관심을 가진 집단 속에서 호기심을 키우고 단련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기도 하다. 뉴턴이 "내가 더 멀리 내다보았다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이 제도화 되어 있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p114 
: 현재 대학원을 통해 내공 있는 고수 분들을 만나게 된 개인적인 경험을 비춰봐서라도 이 말엔 공감을 합니다. 물론 SNS와 같은 다양한 정보 공유 채널을 통해 이러한 문턱도 많이 낮아진 것에 대해서도 동의~ !



로봇robot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1920년 발표한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 처음 사용했으며, 허드렛일 또는 노예상태를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로부터 만든 말이다. 차페크는 "우리는 왜 로봇을 만드는가"에 대해 "일을 시키기 위해서" 라고 말한다. 로봇과 비교하면 인간 노동은 "대책이 안 설 만큼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차페크가 작품에서 '로봇'을 등장시킨 지 100년이 채 안되어, 현실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이 위협하기 시작했다. - p126
: 원래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한 존재로 로봇을 연구하고 설계하고 있었다는걸...우린 모르고 있었던 걸까?



정보화 사회의 유망 직업이 '정보검색사'였다는 사실은 미래 예측과 유망 직업 선택의 어려움을 알려준다. 미래 사회가 인터넷 세상이 되고 정보검색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큰 틀의 예측은 적중했다. 하지만 그런 미래 사회에서 검보검색사가 직업으로 각광받으리라는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p139 
: 위 사례처럼 앞으로 전도유망한 직업군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려울지 모르겠다....그러나 반대로 사라져버릴 직업군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 가능한 영역에 있는 일자리들... 하이패스, 무인카메라, 무인공문서발급기, 온라인 세금납부 서비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들이 어떤 일자리들을 위협하고 있는지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때 각광받을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은 두 가지 점에서 실현이 불가능한 몽상이다. 기본적으로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고 그 때 어떤 직업의 시장가치가 높을지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직업이 자동화와 로봇이라는 지배적 환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유망 직업은 알 수 없지만 자동화와 로봇의 영향으로 크게 타격을 입을 영역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모든 직업이 자동화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평생직업 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그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직업관이다. ... -p153 
: 안타깝게도 그러하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배웠던 기술 몇가지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것... 평생학습이 불가피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저자의 이야기처럼 '좋은 동료'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런지..



한국 사회의 긴 노동시간과 더불어 여가가 부재한 현실은 사전에서도 확인된다. 여가는 국어사전에 "일이 없어 남는 시간"으로 정의돼 있다. 한자어를 그대로 옮긴 풀이로서 현실을 반영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렇더라도 여가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누려보지도 못한 세계 최장 노동시간 국가다운 뜻풀이다. 영어권은 다르다 <콜린스 사전>은 여가leisure를 "일하지 않으면서 휴식하거나 즐기기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어사전의 
풀이처럼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이 여가는 아니다. 우리는 실업자의 하루나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의 하루,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의 하루를 여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여가가 여유있는 시간이긴 하지만 시간 개념만으로는 제대로 정의를 할 수 없당. -p163
: 이 책에서 주제와는 좀 다른 의미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챕터... 이 챕터는 꼭 읽어보시길 ... '여백의 미'를 중요시했던 선조의 가르침을 우리는 바쁜 일상 속 '여가의 미'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



우리는 왜 성실하고 유능한 시간 절약 도우미들을 여럿 고용했는데도 오히려 그 이전보다 시간이 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과거에 비해서 할 일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 사회가 발전하고 다면화하면서 개인에게 많은 기회와 권리가 주어지지만 이는 그만큼 다양한 일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둘째, 과거보다 소비 영역이 확대되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소비사회의 이미지
를 내보내며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라고 유혹한다. ... 나와 관계없는 남의 일이라고 여겼던 일들이 SNS와 미디어를 통해 수시로 상세하게 전달되면서 경험하고 싶고 구매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
셋째, 자신의 시간을 중요하지 않은 영역에 주로 사용하는 바람에 정작 필요한 일을 처리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달라진 시간 이용 형태가 대표적이다... -p173 
: 구구절절 다 옳은 말 아닌가? ㅎㅎ 왠지 모르게 막연히 바쁜 상황... 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이에 집중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할 듯



로마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여가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는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 지가 그의 사람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념비적 역사서 <역사의 연구>저자인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미래 문명의 발전은 여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사연구를 통해 발견한 통찰을 전했다. 개인과 공동체에 주어진 최고의 기회인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과 문명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p176



생각하는 기계의 질문은 사람이 설계한 정보 요구 기능이고 사람의 질문은 본능적 차원의 호기심에 뿌리를 둔다. 인공지능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상황에서 감정이나 호기심을 이유로, 또는 기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프로그램 설계의 '치명적 오류'다.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로봇이나 프로그램은 수용되지 못한다. 예측과 달리 작동하는 로봇은 고장 난 기계이자 공포스러운 존재다. -p249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통제 불가능한 위험요소로 보는 쪽도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통통 튀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는 요인도 존재한다. 그러나 로봇이 만약 그러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결핍과 그로 인한 고통이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이러한 결핍과 고통에서 느낀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발달시켜온 고유의 생존 시스템이다. 처음 직면하는 위험과 결핍은 두렵고 고통스러웠지만, 인류는 놀라운 유연성과 창의적 능력으로 대응 체계를 만들어냈다. 결핍과 고통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인류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생존의 노하우가 유연성과 창의성이다. 결핍에서 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인간의 유연성과 창의성은 기계에 가르치기는 거의 불가능한 속성이다. - p.327
: 유연성과 창의성이 기계에게 가르치기 불가능한 인간만이 지니는 속성인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요근래 기계를 통해 직면하게 되는 두려움과 공포는 바로 인간의 그러한 속성과 '닮은'... 엄격히 말하자면 '닮아보이는' 모습에 기인하는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 닮아보이는 모습이 언젠가 닮은 모습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기우인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신화 속 이야기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가며 신을 닮아가려 노력하다가 어느 시점에선가 창조주인 신과 자신을 비교하며 신에 맞서려고 했다. 그런 인간에게 신은 더 이상 그의 절대적인 권위를 감히 넘보지 못하게 가혹한 형벌을 내려 인간을 다시 인간의 세계로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맥락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함께 어느 날 갑자기 로봇이 인간에게 맞설 때, 우리는 과연 신과 같은 권한을 가지고 그런 형벌을 내릴 수 ...있을까?





Posted by 조현민